"무료"라고 적힌 폰트나 이미지를 썼을 뿐인데 저작권침해라는 연락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서 무료는 대가를 받지 않는다는 뜻이지, 어떤 방식으로든 써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무료 자료에도 권리자가 정한 이용 조건이 있고, 그 조건을 벗어나면 허락받지 않은 이용과 같은 자리에 서게 됩니다.
이 문서는 무료 자료의 조건을 읽는 기준, 폰트에서 특히 헷갈리는 부분, 받은 허락을 다른 사람과 나눠 쓸 때의 한계, 그리고 나중을 위해 남겨 둘 기록을 차례로 정리합니다.
무료 자료에도 허락의 범위가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46조는 저작재산권자가 다른 사람에게 이용을 허락할 수 있고(제1항), 허락을 받은 사람은 허락받은 이용 방법과 조건의 범위 안에서 쓸 수 있다고 정합니다(제2항). 무료 배포는 이 허락을 돈을 받지 않고 해 주는 방식일 뿐이어서, 제2항의 범위라는 틀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돈을 내고 산 자료와 무료로 받은 자료의 차이는 대가가 있느냐이지, 지켜야 할 조건이 있느냐가 아닙니다.
이용 조건에서 확인할 다섯 가지
무료 자료의 이용 조건은 배포처마다, 자료마다 다르게 적혀 있습니다. 아래 다섯 가지를 기준으로 읽으면 빠뜨리는 부분이 줄어듭니다.
- 상업적 이용 — 개인 이용만 무료인지, 영업·광고·판매에도 쓸 수 있는지
- 사용 매체 — 웹, 인쇄물, 영상, 앱, 상품 자체에 넣는 것 가운데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 수정 — 색이나 형태를 바꾸거나 다른 자료와 합치는 것이 허용되는지
- 저작자 표시 — 표시 의무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 재배포 — 파일 자체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거나 다시 올리는 것이 금지되는지
이 가운데 하나라도 벗어나면 나머지를 다 지켰더라도 허락 밖의 이용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작자 표시를 꼼꼼히 했더라도 비상업 조건의 이미지를 판매 상품의 포장에 넣었다면 상업적 이용에 관한 조건을 벗어난 셈입니다. 나중에 저작권침해 여부를 따질 때도 이 다섯 칸을 실제 이용과 하나씩 맞대어 보는 방식이 그대로 쓰입니다.
폰트는 파일과 결과물을 나눠 읽습니다
폰트는 이미지와 달리 파일을 기기에 설치해 쓰는 자료입니다. 그래서 이용 조건도 두 갈래로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는 설치할 수 있는 기기 수, 파일을 남에게 넘길 수 있는지, 웹페이지나 앱·전자문서 안에 파일을 넣어 배포할 수 있는지처럼 파일 자체에 관한 내용입니다. 다른 하나는 그 폰트로 만든 인쇄물, 로고, 영상 자막 같은 결과물에 관한 내용입니다.
결과물에는 자유롭게 쓸 수 있어도 파일을 함께 넘기는 것은 금지되는 식이므로, 두 부분을 따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디자인 작업을 외부에 맡기면서 폰트 파일을 통째로 보내 주는 경우도 이 조건에 걸릴 수 있습니다.
받은 허락은 남에게 넘길 수 없습니다
허락으로 생긴 이용 권리는 저작재산권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습니다(제46조 제3항). 내가 받은 무료 이용 허락을 근거로 거래처나 지인에게 같은 파일을 쓰게 하면, 그 사람은 스스로 허락을 받지 않은 상태가 됩니다. 회사에서 쓰는 자료라면 누가 어떤 조건으로 받았는지를 회사 차원에서 목록으로 정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외주 업체가 작업물에 넣어 준 무료 자료도 같은 질문을 피할 수 없습니다. 업체가 받은 조건이 회사의 게시와 판매까지 덮는지, 납품받을 때 자료 목록과 조건을 함께 받았는지 확인해 두면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 소재를 가리기 수월합니다.
또 무료 배포처에 올라온 자료라도 올린 사람이 진짜 권리자가 아닐 수 있습니다. 배포처가 권리를 확인했는지, 원작자 정보가 함께 적혀 있는지를 살피고, 출처가 의심스럽다면 다른 자료를 고르는 것이 결국 분쟁 비용을 줄이는 길입니다.
받은 날의 조건을 저장해 두기
이용 조건은 나중에 바뀔 수 있습니다. 자료를 내려받은 날 화면에 표시된 조건을 캡처하거나 약관 파일을 함께 보관하고, 내려받은 날짜와 주소를 파일 이름이나 메모에 남겨 두세요. 조건이 바뀐 뒤에 연락을 받더라도 내가 받을 때의 조건으로 이용 범위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미 연락을 받았다면 합의금 요구를 받았을 때의 확인 순서를 함께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저작자 표시 조건이 붙은 무료 이미지를 판매용 상품에 넣어도 되나요?
A. 표시 의무와 상업적 이용 허용은 서로 다른 조건입니다. 상업적 이용이 허용된다는 내용이 따로 확인되어야 하고, 허용된다면 정해진 방식대로 표시까지 해야 조건을 모두 지킨 것이 됩니다.
Q. 무료 배포처에서 받은 자료가 알고 보니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면 책임이 없나요?
A. 진짜 권리자 입장에서는 허락 없는 이용입니다. 다만 손해배상은 고의나 과실을 전제로 하므로(제125조 제1항), 자료를 받은 경로와 그때 확인한 조건을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
무료 자료를 둘러싼 저작권침해 문제는 조건을 벗어난 이용에서 생깁니다. 상업적 이용, 매체, 수정, 표시, 재배포 조건을 확인하고 받은 날의 조건을 보관해 두세요. 저작물 이용의 큰 틀은 침해가 되는 이용을 정리한 문서에, 다른 질문은 저작권침해 첫 화면에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저작권법 제46조 제1항~제3항, 제125조 제1항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